초록
이 연구는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가해학생의 반성을 통한 피해학생의 치유 및 피해학생의 용서를 통한 가해학생의 치료, 그리고 공동체의 참여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고 깨어진 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회복적 정의모델을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으로써 회복적인 학교폭력 해결모형을 개발해 제안하고, 학교차원에서의 도입방안과 사법절차에서의 도입방안, 지원체계 구축방안 등을 제안하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방법으로써 델파이조사 방식의 전문가 의견조사(1차조사 28명, 2차조사 26명)와 심층면담(8명)을 실시했다.
 연구의 주요결과는 다음과 같다.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 현행 제도 중 회복적인 제도라고 생각하는 순서는 또래조정, 화해권고, 형사조정, 분쟁조정, 가해학생 조치 중 서면사과․ 학교 및 사회 봉사․특별교육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제화되어 있는 제도 중에서는 화해권고가 가장 회복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이의 적용을 확대해야 하고, 소년사법절차의 가해학생은 가정환경 등 전제조건의 회복이 선결과제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현행 학교내 대응체계 중에 전문가들이 가장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부분은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인데, 모든 학교폭력사건을 자치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함으로써 회복적 처리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으므로 학교로부터 독립된 중재기구에서 분쟁조정을 담당하고 그 결과를 자치위원회 조치결정과 연동하여 불처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한편 회복적 정의모델 구현을 위해 지역사회 기반의 중재센터 설립이 필요하고, 갈등해결 등 조정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며, 학교폭력예방법에 예산수립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심층면담 결과, 화해가 이루어진 사건은 상담교사가 가해학생들과 피해학생의 대화모임에서 조정을 통해 화해가 이루어졌는데, 사건 발생 초기에 상담교사가 인지함으로써 가피해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학생들끼리 해결할 수 있었고, 가피해학생 모두 갈등 없이 지금처럼 지낼 수 있는 것은 상담교사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치위원회에 회부된 사건의 경우, 양쪽 모두 대화의 시간에는 화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자치위원회를 거치면서 사이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상담교사의 조정이 자치위원회 심의보다 회복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정책이 제안되었다. 첫째, 회복적인 학교폭력 해결모형으로써 제시한 회복적 정의모델의 도입 목표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피해와 상처, 그리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대상별로 가해학생과 부모의 목표는 ‘반성과 사과 및 원인치료’이고, 피해학생과 부모의 목표는 ‘용서와 치유 및 피해회복’이며, 이들을 둘러싼 다른 학생들과 교사들의 목표는 ‘평화로운 학교문화’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고, 지역사회의 목표는 ‘안전한 환경조성’이다. 이러한 대상별 목표를 통해 ‘갈등해결과 관계회복’이라는 회복적 정의모델의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둘째, 학교차원의 도입방안으로써 예방활동 단계에서는 현행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빈도를 늘리고, 학생 자치활동의 기본교육 내용에 회복적 갈등해결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갈등조정 단계에서는 또래조정을 통해 화해가 이루어진 사안에 대해서는 자치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도록 담임종결사안을 확대하고, 또래조정의 전면 확대를 위해 ‘또래조정지원센터’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분쟁조정의 결과 당사자간에 합의가 있고 화해가 이루어진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학교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어야한다. 조치결정 단계에서는 회복적 정의의 이념에 반하는 조치인 생활기록부 기재지침을 철회하고, 가해학생 조치와 교우관계 회복기간 제도의 회복적 운영을 위해 가해학생에 대한 회복적 생활지도를 병행해야 하며, 피해학생에 대해서는 담임 및 상담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상담 등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사법절차상의 도입방안으로써 경찰 단계에서는 소년법을 개정하여 ‘회복적 훈방’ 제도를 도입하고, 촉법소년에 대해 회복적 선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검찰 단계에서는 형사조정 대상사건에 학교폭력 사안을 확대 적용하고, ‘회복적 기소유예’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법원 단계에서는 화해권고에 따라 화해가 되면 학교 자치위원회에 통보하여 조치결정을 면제하고, 청소년회복센터와 같은 ‘사법형 그룹홈’을 설립해 가해학생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 교정 단계에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보호관찰을 동해 회복적 절차에 따른 협의결과 이행을 감독하고, 소년원이나 소년교도소에 수용된 가해학생에 대해 회복적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원체계 구축방안으로써 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해 회복적 지원기구인 지역중심 ‘갈등중재센터’를 설립하고, 전문적인 조정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학교폭력예방법에 회복적 정의와 관련하여 필요한 예산을 수립하도록 명시적 규정을 신설해야 하고, 통일된 운영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 더불어 회복적 정의에 관한 사회적 인식도 제고 및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