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학교의 인권환경 조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9년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통해 기대했던 학교의 인권친화적 환경 조성과 인권침해적 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효과를 보다 엄밀하게 추정하기 위해 경향점수매칭 방법을 활용하여 집단 간의 동등성을 확보하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학교의 인권친화적 환경 조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지만, 학교의 인권침해 환경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인권친화적 학교환경은 배려문화와 학생참여에 대한 존중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기반일 뿐이며, 인권친화적 학교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법적 기반 마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학생인권의 제도화가 곧 학생인권 보장을 의미하지 않으며, 조례 제정만으로는 학교현장을 인권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라는 학생인권의 형식적 제도화를 넘어, 학교현장에서 통제와 차별이 아니라 배려와 존중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노력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인권침해적 학교환경은 교사의 폭력, 개인정보공개, 각종검사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으며, 학생인권조례 시행은 학교의 인권침해 요소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폭력 금지, 사생활의 자유, 개성실현 등 학생이라는 이유로 제한받아 왔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학생인권조례 제정 목적을 고려할 때, 조례 시행은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학교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조례 제정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반일 뿐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노력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개인변인 중에서 자아존중감, 행복감, 인권보장인식 등 학생 개인의 심리적 특성은 인권친화적 학교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인권침해적 학교환경에는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이 학교뿐 아니라 가정과 일상생활 속에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축적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학교의 인권친화적 환경 조성이나 인권침해적 환경 개선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가정, 지역사회, 학교가 아동·청소년의 인권보장을 위한 환경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포용적일수록 인권친화적 학교환경 조성이나 인권침해적 학교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학생인권조례의 목적과 내용은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학교의 변화와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조례 제정과 시행은 학생인권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 따라서 학교가 인권친화적 환경을 갖추고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의 변화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인권 증진과 보장을 위한 세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첫째, 학교에서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활동을 개발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권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생인권의 제도화 논의를 넘어 아동·청소년 인권을 주류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